top of page

[연속칼럼] 스토리텔링을 말하다 03

  • 작성자 사진: Culture Today
    Culture Today
  • 4시간 전
  • 2분 분량


스토리텔링과 인간 감정



사진_wix.com
사진_wix.com

감정의 차원은 심리적 고유 영역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슬픔과 기쁨, 희열과 좌절, 체념과 희망 등이 심리적 격동을 느낄때 나타나는 감정의 차원은 인간이 가진 심리적 욕동이나, 조금 더 포괄적으로 확장하면 문화나 특수한 한 개인이 빚어낸 환경의 산물로 이해되는 경향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감정의 발화와 지속, 감정의 변이는 심리적 고유 영역의 차원을 넘어서서 스토리텔링의 영역에서 빚어지는 지속 가능성과 맞닿아 있는 걸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그 확인은 스토리텔링이 인간 존재에게 어떤 위치와 중요성을 점유하고 있는지 새삼 확인케 해준다.


이를테면 희열의 감정은 어디에서 발화하는가. 뇌과학이나 심리적 세포 분열을 통해 발화되는 거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희열이란 감정이 발화하기 위해선 희열의 감정에 자신을 내어놓거나 그 감정에 흡수되는 존재의 눈뜸과 극적 열림이 가능케 되는 존재의 안팎을 에워싼 스토리텔링이 연결될 때에 발화가 가능한 것이다. 희열의 감정 발화는 예컨대 극한적인 우울과 고통의 상황과 마주했거나 그 상황의 지속을 견딜 수 없어하던 중, 이를 극복하게 하는 차원의 새로운 사건과 그 사건을 가능케 하는 일종의 이야기가 뒷받침될 때, 발화하는 것이다.


또한, 이 희열은 뒤란의 감정, 다시 말해 후속 감정에 존재를 눈뜨게 한다. 존재가 감정을 인지한다는 건 단지 그 존재의 살아있을 감정을 통해 실감케 하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희열의 감정을 지속하거나 그 희열의 감정 차원과는 또 다른 감정 차원으로 이월될 때, 존재가 겪는 변이 혹은 변혁적 과정을 감내하는 것, 그 또한 광의적 의미의 스토리텔링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것이다.


감정의 깊이는 즉흥적이거나 생물학적 자극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거나 실감하는 감정은 본능에 의한 감정이거나 말초적으로 휘발되고야 말 감정에만 머무를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존재가 다른 존재와 관계 맺는 관계의 새로운 영역을 탐색한다. 그리고, 감정을 존재의 지속 가능한 깊이로 확장케 해준다. 감정의 새로운 깊이와 여운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반응의 순서를 바꿔보자. 감정을 느끼기 위해 존재의 안밖을 연결하는 스토리텔링에 자신을 내어놓는 활동성이 필요한 것인지, 스토리텔링으로 단단히 연결된 존재의 안밖에서 빚어지는 감정의 반응을 실감하는 게 더 선명한지, 이미 답은 나와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 건 존재의 안팎을 연결하는 이야기, 존재의 반응이 어떻게 가능한 극적인 감정의 변이와 지속을 이루게 하는지에 관한 눈뜸을 지속하게 하는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글 : 주원규 / 문화예술저널 오늘 이사장

평론가, 소설가, 시나리오작가. 제14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열외인종 잔혹사』, 『메이드인 강남』, 『서초동리그』, 『아지트』, 『반인간 선언』 등 120여 작품을 비롯, 평론집 『성역과 바벨』, 『민중도 때론 악할 수 있다』 등이 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