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아름다운 상상의 실용적인 현실

  • 작성자 사진: Culture Today
    Culture Today
  • 3일 전
  • 1분 분량

예술지리 시리즈 4

사진_wix.com
사진_wix.com

반짝이는 서울의 밤을 나는 무척 사랑한다. 2026년 서울은 분명 다양하고 촘촘해지는 고통과 화려함이 공존하는, 어쩌면 정의롭기 어려운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서울은 아직도 아름답다. 서울을 아직까지 아름답게 남겨둘 수 있는 것은 이런 것들이 보여지기 까지 격렬한 투쟁에서 승리한 것들의 자리 뿐 아니라 패배한 것들의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있는 자리가 아직까지 있기 때문이다. 그 흔적은 서로의 트로피이자 그리움이 되어 도시를 복잡하고 생동감 있게 유지시켜 준다.

 

그러나 나는 불안하다. 나의 소박했던 고향집 서울이 이제는 인기만점 셀럽 세계도시 서울이 되어가는 과정은 살기 위해 터전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몹시 닮아있다. 끝이라고 말하는 시기를 오늘로 살아가는 노년의 시민들이 지키고 싶은 지금의 삶. 집으로 가고 싶은 청년들이 “할 수만 있다면”을 실현시켜주는 기회. 이런 것들은 지금 우리, 우리사회가 지향하는 성과와 효율과 결을 달리하는 새로운 기준이다. 다른 기준을 허락하는 공동체를 지금까지의 관성에 익숙해진 우리는 견뎌낼 수 있을까.

 

갈등과 혐오와 같은 즉각적인, 그러하기에 어쩌면 편리하고 쉬운 해결책에 익숙해져버린 흐름에서 이제 우리는 두렵더라도 어렵고 지루한 해결책을 만드는 결심이 필요하다고 나는 주장한다.  예술지리적 상상은 우리가 살아내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만능열쇠를 던져주진 못함을 인정한다. 오히려 예술지리는 이런 상처들과 상처가 남기는 이야기와 그리고 상처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관계를 다시 그려내는 위로와 공감이다. 시공간의 제약과 무한한 인간의 욕망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역학을 진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관점이며,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견뎌낼 수 있는 희망이자 상상이다.

 

 누구인지 말해낼 수 있는 연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는 자들의 지금 여기에서 해낼 수 있는 아름다운 삶의 실천. 예술은 이 가운데에 너무나 명확하게 서 있을 수 있는 기제이며, 지리는 이 서있음의 좌표를 끊임없이 그려줄 수 있는 논리이다. 그러하기에  저항과 도전, 위로를 모두 해낼 수 있는 상상력의 원천은 예술지리적 접근이라고, 나는 다시 한번 제안하고자 한다.


글: 윤아영(예술지리연구소장, 홍익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출강)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