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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문화 _ 영화로 읽는 몸에 관한 성찰2

  • 작성자 사진: Culture Today
    Culture Today
  • 4일 전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일 전

김기덕 영화 <피에타>(2012) : 나를 구성하고 표현하는 형식으로서의 몸의 중요성을 다룬 영화


사진 : 영화 피에타 포스터
사진 : 영화 피에타 포스터


영화에서의 몸은 빚을 진 자들에게 가해지는 몸(빚 보증보험으로써의 ‘신체포기각서’나 다름없는)이다. 여기서 몸은 그만큼 민감하고 끔찍한 것으로 드러나는 ‘적나라한 도구’로서의 몸인 동시에, 가해자인 주인공에게 몸은 일종의 애초 ‘저주받은 몸’이자 ‘구원되어야 할 대상’이다. 또 영화에 등장하는 엄마라고 주장하는 ‘존재와 얽혀져 분리될 수 없게 된 그 몸’이다. 몸은 정신을 지배하는 하나의 주체, 혹은 타인과 맺은 계약 그 이상의 무엇이다.


몸은 일종의 보험이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도 몸은 일종의 보험이나 다름없다. 몸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감각의 구체적 표현이다. 몸이 느낄 수 있는 공포가 정신의 공포이다. 몸에 대한 염려가 미래의 불안이다. 몸을 향한 다양한 소망과 부러움이 우리의 욕망의 방향이다. 영화 <피에타>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두려움, 고통, 복수, 멈춤(죽음), 연민, 그리고 사죄를 몸의 행위, 즉 ‘운동’으로 잘 표현했다.


채무자를 찾아간 영화 속의 ‘강도’(이정진 역)는 돈을 뜯어내는 자로서 채무자가 느끼는 몸의 공포를 현실화한다. 채무자의 아내는 자신의 ‘몸’을 바쳐서라도 남편의 ‘몸’을 지켜내려고 했지만, 곧 실패하고 만다. 강도는 그런 몸을 원한 것이 아니었다. 재갈을 물리 듯, 강도는 목공 장갑을 채무자의 입에 꾸겨 채우고 그의 몸의 일부분을 기계에 밀어 넣는다. 채무자의 몸에서 검은 피가 짓이겨 나와 바닥을 흐른다. 타인의 몸에 심각한 손상을 가하면서 강도의 몸은 ‘악마’가 된다.

정신과 몸은 분리되지 않는다. 정신의 담지자로서 몸은 우리 자신의 시간 속에서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감각의 반응으로서 감정을 표현한다. 인도에서는 일찍이 요가(힌두교)에서 몸은 나라는 주체, 즉 ‘나’라는 의식이 몸과 결합하면서 비로소 하나의 존재감을 형성하게 된다. 몸은 현상계에 속해 있지만 해탈은 그것 넘어의 세계로 이끌어가는 순수 의식의 상태, 즉 브라만이라고 보았다. 인도 철학을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의 몸은 잠시 머물다 가는 이 세계를 감지하고, 우리의 자아와 의식(혹은 자의식)은 이 몸을 통해 맞닥뜨리게 되는 모든 자극, 정보 등과 혼합되어 해석하고 반응한다. 그것이 수용이든 거부이든 간에 우리 몸은 다시 그것을 또한 세계에 어떤 방식으로든 표출한다. 몸을 통해 우리의 외연와 내연은 오롯이 일체가 된다.



글 : 최의승(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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