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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한 편의 영화처럼, 한 곡의 음악처럼

  • 작성자 사진: Culture Today
    Culture Today
  • 9월 15일
  • 1분 분량

"유서 깊은 자리, 충무로의 기억을 잇다"

주민들의 포스터 챌린지_필동주민센터제공
주민들의 포스터 챌린지_필동주민센터제공

서울 중구 필동은 오랜 세월 ‘영화의 메카’라 불리는 충무로를 품고 있다. 작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한극장이 문을 닫으며 마을 곳곳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 빈자리를 메우고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필동 무비 콘서트’는 필동의 문화적 숨결을 되살리려는 노력 중 하나다. 충무로가 간직한 영화의 기억이 골목마다 스며든 필동에서, 올해도 주민들이 손수 가을 문화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한 편의 영화처럼, 한 곡의 음악처럼’이라는 부제로 열리는 2025년 필동무비콘서트는 지난 해 ‘레트로 무비 페스타’의 열기를 잇는 영화음악 콘서트로, 마을 사람들이 직접 기획·운영하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감의 장을 펼친다. 집집마다, 상가 앞마다 붙은 포스터가 한 줄기 릴레이처럼 이어져 필동 전역을 누비는 모습은 이 축제가 단순한 공연을 넘어 마을 공동체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는 순간이다. 콘서트 포스터를 이웃과 함께 붙이며 주민들은 영화·음악이라는 문화적 매개체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함께 만들고, 함께 즐긴다’는 의미를 더욱 굳건히 새기고 있다.

     

“필동은 서울 한복판에서 오랜 시간 문화예술의 흐름을 간직해 온 마을입니다. 그 유산을 흘려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형태로 후대에 전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총괄 기획을 맡은 주희현 연출자의 말처럼, 이번 무비콘서트는 충무로의 역사적 맥락을 존중하면서도 지역 주민 스스로 예술 프로젝트의 주체가 되는 자생적 활동이다.

     

9월 30일 화요일 오후 5시, 라비두스 연회장 무대 위로 영화 속 장면들이 흘러나오고, 그 배경에 얹히는 음악의 선율은 관객들에게 따뜻한 공감의 여운을 전할 것이다. 필동주민자치위원회가 주관하고 청년주민활동위원회, 한중문화예술교류원(KCCC)가 협력하는 이 행사는 무료 관람으로, 충무로의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이어갈 모두에게 활짝 개방한다.

     

바쁜 일상에 묻힌 소소한 감정들을 한 편의 영화, 한 곡의 음악을 통해 되살리는 시간이자, 이웃과 손잡고 삶의 장면을 추억으로 쌓아가는 자리. 가을의 문턱에서 열리는 필동무비콘서트는 소통이 단절된 도시 공동체에 새로운 연결의 실마리를 제안한다. 그 실마리가 당신의 일상에도 따스히 스며들기를 기대한다.

관람문의: 02-3396-6595(필동주민센터)


글: 김해니(문화저널오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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