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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Eternal Becoming

  • 작성자 사진: Culture Today
    Culture Today
  • 1월 13일
  • 2분 분량

성희승작가, 학고재 본관서 개인전 개최

원·삼각 거쳐 ‘별’로 회귀한 30년 회화 철학 집대성 재현 너머의 ‘하이퍼-추상’, 반복적 붓질로 쌓아 올린 수행과 명상의 시간

성희승작가_(주)뵈뵈제공
성희승작가_(주)뵈뵈제공

빛의 궤적이 그려낸 존재의 좌표

밤하늘의 별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수만 광년의 시간을 건너온 빛의 흔적이며, 관찰자의 시선과 만날 때 비로소 ‘관계’로서 존재한다.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에서 2026년 1월 7일부터 시작된 성희승(49) 작가의 개인전 《Eternal Becoming》은 이처럼 붙잡을 수 없으나 분명히 존재하는 ‘빛의 관계성’을 집요하게 탐구해온 작가의 세계관을 한눈에 보여주는 자리다.

성희승의 회화는 완결된 결과물이라기 보다 끊임없이 생성되고 이동하는 ‘과정’ 그 자체다. 부산 출생으로 홍익대, 뉴욕대(NYU)를 거쳐 영국 골드스미스와 국민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서울과 런던, 뉴욕을 오가 활동해온 그의 이력은 다층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되어감(Becoming)’이다. 초기에 작가는 완결과 순환, 무한을 상징하는 근원적 형태인 ‘원’에 집중했다. 이후 삼각형으로의 탐구는 작업의 중대한 전환점이 된다. 삼각은 안정과 긴장, 생성과 붕괴를 동시에 품은 구조로, 최소한의 형태 안에서 최대의 진동을 발생 시키는 단위로 작동한다.

Crystal Structure, 2025, Acrylic on canvas, 162.2x130.3cm_(주)뵈뵈제공
Crystal Structure, 2025, Acrylic on canvas, 162.2x130.3cm_(주)뵈뵈제공

이번 전시의 정점인 ‘별’은 바로 이 원과 삼각, 즉 완결과 확장이 하나의 화면에서 중첩되는 지점이다. 작가에게 별은 특정한 서사의 지시체가 아니다. 그것은 사랑과 희망, 위로를 포괄하며 존재의 회복을 묻는 질문이자, 작가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 이동해온 흔적이다.

성희승은 자신의 작업을 ‘하이퍼-추상(Hyper-Abstraction)’이라 명명한다. 이는 화면 위에 즉각적인 이미지를 제시하는 대신, 점과 짧은 붓질, 미세한 색의 차이를 반복하고 중첩하여 화면의 밀도를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17여 점의 회화들은 기도나 명상에 가까운 수행적 태도를 보여준다. 최근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아이보리, 미색, 회색 등 절제된 파스텔 톤의 색채는 강렬한 에너지의 소멸이 아닌, 더 깊은 층위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멀리서 볼 때는 빛의 장(Field)이자 우주적 리듬으로 다가오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붓질의 미세한 떨림과 시간의 축적이 드러나는 구조다.

작가는 "회화는 무엇을 그렸는가보다 어떻게 머물렀는가를 기록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화면은 완성된 고정점이 아니라 언제나 ‘진행 중’의 시간으로 열려 있으며, 관객 또한 자신의 호흡에 맞춰 작품과 관계 맺기를 권유받는다.

전시전경_학고재 갤러리 홈페이지
전시전경_학고재 갤러리 홈페이지

‘어린 왕자’의 별, 관계의 좌표

전시의 철학적 배경에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흐르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주연 학고재 팀장은 서문에서 "어린 왕자에게 별은 장미가 있는 장소이며, 장미를 돌본 시간이 응축된 공간"임을 강조한다. 성희승의 별 역시 수많은 장소 중 하나가 아닌, 반복과 응시를 통해 ‘관계’가 깃든 특별한 장소로 변모한다.

그의 작품 앞에 서는 것은 단순히 이미지를 소비하는 행위가 아니다. 밤하늘의 별을 보기 위해 우리가 머무는 자리의 빛을 잠시 내려놓고 어둠에 적응해야 하듯, 작가가 겹겹이 쌓아 올린 시간의 장막 속에서 관객 스스로 자신의 감각을 낮추고 머무는 시간의 밀도를 경험하는 일이다.

성희승의 회화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어떤 빛의 궤적으로 남아가고 있는가. 전시는 2월 7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정보]

  • 전시명: 성희승 개인전《Eternal Becoming》

  • 기간: 2026년 1월 7일(수) ~ 2월 7일(토)

  • 장소: 학고재 본관 및 학고재 오룸(online.hakgojae.com)


글: 문화저널오늘 문화팀(culturetoday3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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