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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느러미>:억압 속 숨 구멍

  • 작성자 사진: Culture Today
    Culture Today
  • 2일 전
  • 2분 분량

절제 된 디스토피아 세계관

영화 지느러미 포스터
영화 지느러미 포스터

근 미래 통일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우리가 ‘통일’하면 흔히 이상적으로 떠올리는 ‘평화로운’ 상태와는 거리가 먼 디스토피아 세계관이 참신했다.

     

영화 첫 시작 때, 웅장하지만 소름 끼치는 bgm이 나오며 나레이션이 시작됐을 때 느낀 신선하고 충격적인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스릴러라는 장르의 작품들을 볼 때면 간혹, 지나치게 자극적이기만 한 연출과 스토리, 사건 전개 등으로 인해, 스릴러 특유의 몰입감과 즐거움보다는 스트레스를 더 받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 작품, <지느러미>는 특유의 절제 된 듯, 억눌린 듯한 인물들의 감정과 과하지 않은 선에서 보는 이를 자극하는 사건의 정도가 좋았다.

     

영상의 다소 선명한 색감으로 피로함을 느낄 순 있으나, 그것이 이 작품의 희망이란 보이지 않는 듯한 세계관, 남은 건 오로지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그 과거를 재현할 수 있다는 헛됨에, 결코 그럴 일은 없다고 못을 박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영화 중간중간 꾸준히 나오는 전광판 속의 희망차고 사람들을 응원하는 말들과 영상. <지느러미> 특유의 선명하고 진한, 실제 일상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색감이 영화 속의 피폐한 현실과 반대로, 찬란했던 과거만을 그리워하며 좇는듯한 모습에서 생기는 괴리의 불쾌감을 묘하게 자극한다. 희망도, 희망이 재현될 가능성도 없다는 것을, 관객인 나는 알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영화 속에서는 돌연변이 종인 ‘오메가’와 오메가가 아닌 이들이 나온다. 오메가는 위협적이고 징그러운 존재 취급을 받고, 일정 구역 이상을 벗어난 오메가를 잡으러 다니는 공무원 ‘수진’. 처음 볼 땐 수진이 주인공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영화의 숨겨진 진짜 주인공은 ‘미아’라고 생각한다.

     

오메가라는 존재이길 바란 적도, 원한 적도 없던 미아. 핍박받고 소외되며 멸시되는 오메가이기 때문에 평생 스스로를 숨기며 살아야 하는 입장이지만, 미아는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피아노를 치러 간다. 그 피아노는 어쩌면 미아에게 현실의 괴로움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게 해주는 도피처였을 수 있고, 어쩌면 미아에게 ‘희망’이었을 수도 있으며, 미아를 <지느러미> 속 피폐하고 어두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로 치환하여 본다면 피아노는 그들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그리워하고 추구하던 찬란했던 과거로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영화를 다 본 후에야 들었다. 하지만 결국에 미아는 수진에게 쫓겼고, 공무원들에게 발각됐고, 총에 맞아 사망한다. 어쩌면 닿을 수도 있는 희망에 닿을 수 없게 가능성을 억압하고 죽이는 것은 정작 그 희망을 바라는 사람들이었던 것도 같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각각의 인물’들, 그리고 영화의 ‘배경’과, 인물, 배경, 사건을 모두 종합한 ‘전체’에 대해 각각 생각하고 여러 번 곱씹게 되는 영화였다. 이 영화에 대한 생각을 마칠 때 드는 내 생각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우리는 대체 무엇을 좇으며 사는가?


글: 주원규 & 장정소(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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