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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철도959’에서 피어난 예술혼

  • 작성자 사진: Culture Today
    Culture Today
  • 2025년 11월 23일
  • 2분 분량

송유리 작가 “낯선 공간이 주는 창조적 아이러니"

신도림 문화철도959 작가 레지던시
신도림 문화철도959 작가 레지던시

신도림 역, 이제는 익숙해진 지하철 소음을 뒤로하고, 캔버스 작업을 이어가는 송유리 작가. 10년간 신도림에 거주했음에도 이 공간의 존재를 몰랐다는 송 작가는 현재 ‘문화철도959’ 레지던에 입주해 새로운 영감을 얻고 있다. 서울에서 교통이 편리하고 쾌적한 작업 공간을 확보한 것은 큰 장점이지만, 작가들은 이곳을 ‘결국 떠나야 할 중간 거점’으로 인식하며 창작과 현실 사이의 아이러니를 이야기했다.


낯선 고립, 창작 열을 키우다

송 작가는 레지던시 공간이 가진 독특한 환경을 설명했다. 외부인이 억지로 문을 열어보거나, 취객의 방문이 잦아 보안이 철저히 요구되는 공간이지만, 이곳은 작가들에게 편안한 소통의 공간이다. 고립된 환경에서 혼자 작업하다 보면 창작이 버겁게 느껴지고,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 느낌”이 든다는 작가들에게, 레지던시는 다른 작가들과 매일 인사하고 작업 소스를 공유하며 힘을 얻는 중요한 거점이다. 송 작가는 이 공간에 대해 “지하철은 역에서 역마다 떠나잖아요. 그것처럼 우리도 결국은 떠나는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작업실 풍경과 송유리 작가
작업실 풍경과 송유리 작가

안네의 일기에서 찾은 ‘평범한 소망’

송 작가의 현재 작품 활동은 ‘안네의 일기'를 모티브로 한다. 나치에 의해 생을 마감한 안네가 은신처에서 갈망했던 지극히 평범한 일상, 즉 ‘온전히 맞는 바람’이나 ‘쿵쿵거리며 달리는 느낌’을 작가는 작품 속에 투영한다.

“안네는 이런 것을 너무 갈망했던 분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소망을 하나씩 들어주는 거예요."

송 작가는 안네가 먹고 싶어 한 아이스크림, 또는 언제든 탈출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 집 등 안네의 소망이 담긴 것들을 그린다. 작가는 문화철도959에서, 폐쇄된 공간에 갇혔던 안네의 소망을 재해석하며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작품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안네에게’, 캔버스 위에 유화
‘안네에게’, 캔버스 위에 유화

캔버스에 담긴 예술가의 아이러니

송 작가는 서울에서 쾌적한 작업실을 얻기 위한 높은 비용 문제를 언급하며, 창작을 지속하기 위한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했다. 시골에 작업실을 마련하더라도 서울 전시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작품을 옮겨야 하는 용달과의 싸움이 지속된다.

“내 작품에도 그런 아이러니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송 작가가 경험하는 ‘떠나야 하는 레지던시’의 불안정함과 ‘안네의 일기’가 상징하는 외부 세계에 대한 갈망은,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예술 활동을 지속해야 하는 예술가들의 숙명적 아이러니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1년간의 레지던시 생활을 통해 얻은 새로운 시선과 영감은 송 작가를 통해 캔버스 위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고 있다.


글: 정선영(홍익대학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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